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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 이야기 [cj나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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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떼의향기(@worship012)
    2011-10-20 00:44:27
쌀 이야기
 
 
몇 달 째 지인들에게서 쌀을 받아 요즈음은 쌀을 사지 않고 그냥 먹고 있다. 돈이 없어서 쌀을 안사는 것이 아니라 쌀이 그냥 여기저기서 계속하여 들어온다는 이야기다. 정말로 '채우시는 하나님'이 맞다.
 
몇 달 전에는 어머니로부터 유기농 쌀이라며 한가마니가 배달되어 왔다. 그걸 다 먹기도 전에 근처에 사시는 친구 전도사님에게서 또 쌀이 들어왔다.

별로 큰 집이 아니라서 짐들이 자기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어 쌀을 둘 곳이 없어서 거실 한 쪽에 그냥 차곡차곡 올려 두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편이 지인에게서 쌀을 얻어 왔는데, 이번에는 현미였다. 그것도 엄청난 양의 쌀을 얻어왔다. 별로 잘한 것도 없고, 자격도 없는 사람에게 왜 이렇게 공급의 흔적을 보여주시는지 감사하기만 하다.

나는 쓸 만한 물건이나 음식이 집이나 냉장고에 가득 있으면 그걸 오래 두지 못하는 성격이 있다. 주위에 누구에게 나눠줄까를 먼저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서 우리 집 냉장고와 냉동실에는 항상 그다지 많이 채워져 있지 않다. 미래를 준비하고 저축해야 하는 지혜를 생각하자면 나의 이런 습관은 과히 좋은 것 같지만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다.

이번에도 현미가 하도 많이 들어왔기에 마침 큰아이 가정교사로 온 수학 선생님에게 잔뜩 퍼서 드렸다. 구정때 어머니에게서 가져온 엿도 조금 넣어서 드렸다. "어머니 ! 여기에다 넣어가세요" 라고 하며 수학 선생님에게 예쁜 종이가방을 내어드렸다. 수학선생님에게 내가 어머니라고 말한 것은 이전에 내가 십여 년간 유치원 교사로 있었던 (전직) 습관대로 앞에 계신 선생님을 향해 어머니라고 부른 것이다. 한바탕 호탕한 웃음이 오고갔다.

낮에 전화가 걸려온 남편에게 "여보, 현미쌀 그거 반쯤 퍼 드려버렸는데 괜찮아?" 그랬더니 남편은 잠시 (5초간) 생각을 하는 것 같더니 "응, 괜찮다. 잘했다" 하는 거다. 내가 생각해봐도 어이가 없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현미는 내가 어디서 얻어온 것이 아니라 남편이 가져온 것이기에 남편은 우리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더 좋아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중에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나의 남편은 나의 이런 행동들을 백번 이해하고 또 당황스러워하지 않을 거란 거다. 왜냐하면 나의 시어머니 곧 나의 남편의 어머니는 나보다 더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분은 어려운 살림에도 늘 주위 사람들과 어려운 이들에게 베풂의 삶을 살아오신 증거가 있으신 분이시다. 그런 분 아래서 성장해왔기에 그런 풍경이 자연스레 익숙해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오늘 우연히 TV에서 종갓집이라는 제목의 음식 프로그램을 보는데, 종갓집의 며느리가 하는 말이 "특별하고 좋은 음식은 먹고 싶다고 다 먹어버리면 안되고, 남겨두고 저장해두었다가 특별한 손님이 오면 내어 드려야 한다" 였다. 그 말도 참 일리가 있었다. 나하고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걸 보면서 큰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은아, 엄마처럼 뭐든 있으면 다 다른 사람에게 바로바로 나눠줘 버리는 것도 좋은 건 아니겠다. 그치? 저 사람이 하는 말도 일리가 있잖아. 어때?"  그랬더니 우리 딸 하는 말이 "그래, 별로 안 좋아" 하는 거다.

웃음이 나온다.

내가 내린 결론은 그 사람은 그 사람의 생각대로 살면 되는 것이고, 나는 내가 하던 대로 살고 싶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결코 길지 않다.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를 사랑해 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내 곁에 다가와 있는 그 시간에 내가 줄 수 있는 사랑과 관심 그리고 좋은 것들을 그때그때 감동이 되는 대로 내어 줄 수 있다면 추워진 마음으로 이 험한 세상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해지고 따스해질까 싶어진다. 우리 하나님께서 바라보시며 얼마나 기뻐하실까 싶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 아니하며 몸이 의복보다 중하지 아니하냐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 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천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나 더할 수 있느냐
 
또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지우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태복음 6:25~33)

 
  아침의창가  cj나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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