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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목사님 (에세이)

    13
    라떼의향기(@worship012)
    2013-08-08 13:35:13




 
 

유목사님
 
 
청년시절의 영적방황을 멈추고 항해하던 배가 닻을 내리고 순풍 항해를 하던 때 나는 이 분을 만났다. 때묻지 않은 아이들을 맘껏 믿음으로 교육하였던 때였다. 유목사님은 내가 교회부설 유치원에서 4년 반동안 교사로 있던 시절에 그 교회 담임목사님이시며 유치원 원장님으로 알게 된 분이다. 이 분은 날 너무나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셨다. 왜 그리 이뻐해주셨을까. 세상에 태어나 이분처럼 내 삶에 영향력을 끼쳤던 분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사랑'으로 사람을 살리시는 분이시다.
 
그 분, 그분이 오늘 담임목사님 부속실 간사로 근무하다 사직하기 전까지 다니던 교회에 날 보러 들르셨단다. 그분에게 지금 전화가 오고 있는 것이다. 받지 않았다. 문자를 띄웠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제가 받을 상황이 아니라 안받았습니다 이따가 전화 드릴게요'하고 보냈다.
 
방송이 마무리 되간다. 또 하나의 전화가 방송 마치자마자 또르륵 울린다. 교회 사찰 권사님의 전화다. '강선생님 찾으러 유목사님 다녀가셨어요'라고. "고맙습니다. 사무실로 다녀가셨나요?" 몇 가지를 확인하고 끊었다. 
 
조금 후 전화를 했다. "목사님, 저에요 저 강선생이요" "어 그래. 잘지내?..."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이리 편안할 수 있을까. 여름 여행 떠날 즈음에 한 번 통화 이후 첨이다. 내가 전화를 드린다고 하고선 받기만 하고 안해버렸는데. 여전히 먼저 찾아주시는 분.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유난히 정이가고 내 삶을 밝게 해주는 빛 같은 존재들이 있다. 바로 이분이다. 목사님은 최근에 본교회 역사를 편찬하시는 중이시란다. 날 보고 교정 작업을 해 달라고 하셨다. 난 목사님께 나의 책을 한 번 내보고 싶다고 말씀 드리면서 내 글을 봐달라고 말씀 드렸다. 겸손이 몸에 밴 분께서 "내가 무슨 재주로 강선생 글을 봐줄 수 있겠나 허허. 그래. 강선생 글을 가져와 보게. 내가 글을 좀 보아야겠네" 유쾌한 웃음 소리와 함께 허락 하셨다. "다음에 오실 때 꼭 교회 역사편찬 글 가져오세요. 제가 보고 도울게요". "그래 그러마. 다음에 보세 그리고 예배 인도하는데 초대할테니 같이 가세".
 
"목사님, 저 지금 시간 있으니 저 맘껏 데려다가 쓰십시오"라고 했다. 나의 아이 같은 모습에 그 분이 얼마나 기뻐하실지 난 안다. 아주 흐뭇해 하셨다. 나도 행복했다. "그래 그러세 하하....".  사람은 서로 유익을 주고 서로의 길에 빛을 비춰주는 존재가 있다. 서로의 길을 밝혀 주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끼리는 그 만남이 행복해지지 않을 수 없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난 그 행복한 만남, 행복한 사람이 내 주위에 있다.
 
식사를 하며 부모님께 말씀 드렸더니 감사하다고 하신다. 나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더 꿰뚫으시는 두 분 부모님. 내가 슬픈지 행복한지......  부모님은 같이 흐뭇해하시며 목사님의 안부를 자꾸만 내게 물었다. 딸이 좋아하는 사람은 같이 좋아해주시는 분들.
 
밥을 먹으며 생각했다. 사람은 많이 알수록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을 안다고 해서, 알고 지낸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 단 한사람이라해도 그 사람이 진정 진실하고 사람 됨됨이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다. 그 중심에 어떤 마음을 품고 사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진실로 세상 살아가는 동안 그런 사람 한 사람이라도 우리의 주위에 있다면, 그 사람이 나와 가까운 벗이라면 정말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거의 11년이 흘렀다. 변함없이 날 찾아 주시고 챙겨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분. 인천 땅에서 30여년간 감리회 교단에서 목회하신 분. 강화도 태생. 당신의 아버님도 목사였던 분. 변함없는 사랑으로 일관하시며 성도들을 돌보시는 분. 연로하신 나이에도 여전히 바삐 뛰시며 도울 사람들의 중간 역할을 하고 기름칠 하러 다니시는 분. 가난한자 소외된자. 고아원, 양로원등을 다니시며 일하시는 분. 난 그분의 마음 중심을 어느 정도는 안다. 오랫동안 같이 일하며 울고 웃어 봤으니까.
 
최근에는 목사님을 따라서 외국인 교회와 양로원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솔로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렸다. 참으로 행복한 경험이었다.
 
'목사님, 오래 오래 사셔야 해요. 목사님 일찍 돌아가시면 저 많이 슬퍼질 겁니다.  연로하신 목사님의 눈에서 흐뭇한 행복감이 나오도록 이 부족한 사람이 조금이라도 도왔으면 좋겠네요...' 라고 혼자 생각했다. 내가 말한 이 바램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을 믿고 싶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쳐가시는 마음의 청년 목사님. 유목사님. 하나님이 누구를 먼저 부르실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땅의 험한 나그넷길. 마지막 믿음의 선한 싸움을 해 가시는 분. 그 여정에서 자식처럼은 아니더라해도 자식 같은 마음으로 그분께 해드리고 싶다. 하나님이 아름다운 빛들로 수놓아주신 천성가는 길을 행복하게 맞이하시도록 마음의 등불을 밝혀 드리고 싶다.
 
그러고 보니 유목사님은 참 행복한 분이시다. 나같은 자식 아닌 자식이 있으니. 난 노년에 누가 내 자식아닌 자식이 되어줄까 싶다. 여기서 삶의 진정한 지혜를 하나 배운다. 인생의 어느 순간이든지 자신안의 진실한 예수사랑을 누군가에게 수놓아 주는 것. 그것은 후에 커다란 열매가 되어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전 11:1). 그것은 하나님이 만들어 두신 진리임에 틀림이 없다. 사랑을 주는 법을 배웠으니 나도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그 사랑을 누군가에게 꼭 주리라 다짐한다. 기왕이면 진실하고 순수하며, 열정이 있는, 그 마음에 뭔가 다부지고 변절치 않는 목적이 있는, 영이 맑은 사람에게 주고 싶다.
 
 
- 강나미에세이 -
 
 
 
이글은 내가 2005년에 써 두었던 글이다. 목사님께서는 그후 내가 찬양사역을 공부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 주시고 친히 인도해 주시고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과정에 직접 동행해 주시며 도움을 주셨다. 입학 서류 중에 학교에 제출해야할 사진을 찍는 사진관에 같이 동행해 주시고 입학하기 위해 학교에 직접 동행해 주심으로 그 학교 총장 목사님과 인사하며 목사님의 추천으로 입학할 수 있게 해 주셨다.
 
그 후 두 아이를 기르며 타향에서 지낼 때에 먼 인천 땅에서 때마다 먼저 전화하시어 안부를 전하시고 전화로 친히 기도해 주시곤 하셨다. 한동안 전화 연락이 뜸하다가 어느 날 전화가 왔는데 여느때와는 다른 음성으로 짧게 안부를 물으시고는 전화로 같이 기도하자고 하시더니 축복의 기도를 하시고 짧게 인사를 하시고는 끊으셨다.
 
그 후 나는 집안에 행사가 있어서 인천에 올라가는 길에 갑자기 목사님이 생각나 댁으로 전화를 드렸다. 집에서 일하시는 여자분께서 목사님이 잠시 밖에 외출하셨으니 오시면 전화해 주겠다고 하셨다. 몇 시간 후에 그 여자분에게 전화가 왔다. 목사님께서 좀전에 돌아가셨다한다. 이전에 들었던 목사님의 전화 음성이 이 땅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들었던 음성이 될 줄이야... 순간 좀더 전화를 자주 드리고 좀더 자주 찾아뵐 걸 하는 말할 수 없는 후회가 밀려왔다. 하염없는 눈물이 쏟아졌다. 정말로 내 마음에 큰 위로가 되고 감사하는 건 목사님이 돌아가시던 그날 나를 인천 땅에 오게 해주시고 또 전화를 걸게 해 주시고 찾아뵙게 해 주신 하나님의 큰 은혜였다.
 
큰아이와 함께 목사님의 영정사진 앞에 서서 기도를 했다. 목놓아 울었다. 어쩌면 너무나 부족하기만 한 나를 하나님의 사랑으로 품어 주시고 나를 나되게 해 주시고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도록 해 주시고, 사람을 사랑하고 살리는 법을 친히 가르쳐 주셨던 이런 분을 내가 이땅에 살아가는 동안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이땅에 사는 동안 하나님께서 내게 보내주신 특별한 분이셨음에 틀림없었다.
 
남편과 함께 내려오는 고속도로 차 안에서 숨죽이며 눈물을 떨구었다. 마음이 아프고 또 아팠다.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의 귀한 사랑을 받았으니 그 사랑이 이 세상 가운데 어떻게 또 녹아내려질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참으로 귀하고 또 귀하다.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요한1서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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